목회수상

Bell Memorial United Methodist Church

익숙함에 대하여...


   오랜만에 기도원에 올라 왔습니다. 지난 번 왔던 것이 지난 1월인 것 같습니다. 다른 목사님들과 함께 수양회를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전에는 일 년에 적어도 분기에 한번은 혼자 기도원에 올라 주님과 독대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웬일인지 분주하기만 하지 얻은 것도 없이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전에는 기도원에 오르지 못하면 마음이 답답하고 올라가야지, 가야지하며 강박증을 느꼈는데 몇 년 강박증을 무시하고 지나다 보니 그대로 익숙해졌습니다.

   특별히 한해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3월부터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면서 수시로 변하는 긴박한 상황에 긴장하며 대처하느라 어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게 흘러 버렸습니다. 처음에는 그 충격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불편을 감내하고 호소하면서도 서서히 거기에 익숙해져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마스크 쓰는 것도 익숙해졌고, 격리 생활도 그런가 보다 하며 익숙해져갑니다, 예배도 처음에는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충격과 위기의식을 느끼고 온라인 예배에 열심히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점점 시들해 지고 예배를 드려도 그만, 안 드려도 그만인 분들이 많아집니다. 처음에는 긴장해서 옷도 정갈하게 차려입고 시간도 잘 지켜서 예배를 드렸는데 점점 마음이 흩어져서 시간도 지키지 않고 유튜브에 있으니까 내가 원하는 때에 예배를 드리기 보다는 예배를 보는 경우가 늘어갑니다. 어떻게 아느냐고요? 온라인 예배에 들어오시는 분들의 시간별 숫자를 보면 확실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점점 편안하고 익숙해져 갑니다.

   처음에는 불편하던 것이 익숙해지면 편안합니다. 편안해 지면 무심코 패턴을 따라 행하게 됩니다. 좋은 것에 익숙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지만, 오늘과 같이 그렇지 않은 상황에 익숙해진다면 그것은 큰일입니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 체념적으로 말할 수 있지만 그대로 익숙해져 버리면 결국 우리의 믿음과 영혼은 피폐한 상황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개구리 이야기입니다. 개구리 세 마리가 우유통에 빠졌습니다. 깜짝 놀란 개구리들은 두려움에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며 발버둥을 쳤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한 마리는 하나님이 해 주실 것이라 여기며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다른 두 마리는 계속 허우적거렸습니다. 그러나 얼마를 지나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다른 한 마리도 기진하고 힘들다고 포기하여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개구리는 계속 열심히 발버둥을 쳤습니다그런데 어느 순간 발밑이 꿋꿋해졌습니다. 발짓을 하면 할수록 더욱 굳어져 이제는 움직이지 않아도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살펴보니 버터였습니다. 자꾸 발짓을 하는 동안에 우유가 버터로 바뀐 겁니다. 개구리는 버터를 딛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답니다.

   우리가 주어진 상황에 익숙해지기를 거부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우리 안에 새로운 역사가 일어납니다. 하나님이 이루실 날이 올 것입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다 이루어 놓았다. 이제 나타났으니 너희가 보고 알리라. 정녕히 내가 사막에 샘물을 내리니 나의 택한 백성으로 마시게 할 것이라(43). 이사야 선지자가 말씀을 전한 때 유다의 상황은 바벨론에 망하기 전으로 절망이 가득 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이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익숙해지기를 거부하고 남은 자들을 통하여 역사를 이어가게 하셨습니다. 마지막까지 경성하여 깨어 남은자로 믿음을 지키며 새 날을 향한 은혜와 희망의 전달자들이 되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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