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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10만 명이 목숨을 잃은 토쿄 대공습 70 주년]
  • 2015.03.07
  • 조회수 2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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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 1945년 봄, 미국은 토쿄를 비롯한 일본의 도시들에 융단 폭격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 피날레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였다. 8월 15일 일본은 드디어 천황 히로히토의 방송을 통해 연합군에 항복하고 전쟁은 끝났다. 지금도 서울 상공을 비행운을 뽑으며 날아가던 B-29의 모습이 생생하다. 어디로 향해 날아 갔던 것일까?

그런데 우리 머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은 8월 6일에 있었던 히로시마, 그 사흘 뒤에 있었던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이다. 어떻게 보지도 듣지도 못하던 괴물 폭탄이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도시 전체를 폐허로 만든 히로시마를 잊겠는가? 그러나 그 전에 있었던 토쿄의 대 공습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종전 70주년을 앞두고 이번 Economist 잡지가 이것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꼭 70년 전, 1945년 3월 9일에 있었던 토쿄의 대 폭격은 차마 우리 손으로 그릴 수 없는 대 참사였다. 하루 사이에 폭사한 사망자가 10만 명에 이르는 큰 참사였다. 그것도 대부분 부녀자와 어린 아이가 희생되었다. 남정네들은 군대로, 증용으로 모두 끌려가서 토쿄는 부녀자와 어린 아이들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토쿄 뿐이 아니었다. 전후 몇 달 동안, 70여 개의 도시들이 폭격을 당하고 여기서 사망한 희생자를 포함하면 모두 30만명에 이른다. 토쿄에서 사망한 10만명은 많은 숫자다.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보다는 적지만 나가사키의 희생자 수보다는 많기 때문이다.

폭탄은 주로 소이탄이었다. 우리도 6:25 사변 중, 서울 남산에 뿌려졌던 네이팜 탄 폭격을 목격하였다. 쥐똥 같은 폭탄이 떨어지면 마치 화약고가 폭발한 것 처럼 화염이 충천하고 나무는 불탔었다. 토쿄는 여기 비할 바가 아니었다. 융단 폭격이었다. 아비규환, 지옥이 이러할까? 이틀 연속된 폭격은 아무리 기다려도 끊이지 않았다. 소이탄은 보통의 폭탄과 다르다. 큰 화재를 수반하고 진화는 불가능했다. 폭탄에 파라핀을 섞어 모든 피폭물에 달라 붙었다. 강물에도 파라핀이 녹아, 마치 기름 처럼 불탔다. 사람의 몸에 파라핀이 달라 붙으면 불을 끌 수 없었고 순식간에 뼈까지 타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죽어간 인명이 하루 사이에 토쿄에서만 10만에 이르렀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일은 있었다. 독일의 드레스덴을 폭격한 건 영국 공군을 위시한 연합국의 폭격이었다. 많은 사상자를 냈다. 토쿄와 달리 유럽은 발칵 뒤집혔다. 인도적 측면에서 용인 받을 수 없는 참사로 여겼기 때문이다. 세계의 여론이 비등했다. 그러나 일본의 피격, 일테면 대량 살상은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넘어간다. 드레스덴 폭격 70 주년의 기념 행사는 유럽 전역에서 벌어졌지만 토쿄는 아직도 잠잠하다. 기념하기는 커녕 이를 상기케 하는 박물관도 없다. 죽어간 사람만 가슴에 통한의 아픔을 간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쟁이 끝난지 70년이 지났건만 이 아픔을 상기하고 추모하는 일은 아직도 없다.

일본은 주변 여러 나라를 침탈하고 무고한 인명을 강제로 희생 시킨 역사적 가해자이다. 대표적 피해자가 중국과 한국이다. 아픈 과거의 상처 때문에 전쟁이 끝난지 오래지만 아직도 관계는 갈등하고 긴장해 있다. 전쟁으로 피해도 컸으나 전쟁으로 남에게 해를 끼친 일을 용서받기는 어렵다. 금년은 태평양 전쟁이 끝난지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용서를 빌 때가 되지는 않았을까? 일본은 1945년 이래 매 십년마다 정부의 총리가 기념사를 발표한다. 올해는 아베의 차례이다. 과연 그는 무엇이라 할까? 한국과 중국은 특히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 단어 하나마다, 표현 귀절마다 일본의 오만이 얼마나 감추어져 있으며 성심과 진실은 얼마나 담겨 있을까, 이번에도 주시할 것이다.

이커노미스트 잡지가 이 문제를 크게 다루었다. 주변국에 대한 자세는 그러나 이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일본은 왜 그리 인색할까? 탁 털어놓고 가슴으로 사과하기가 그렇게 어려울까? 나는 특집 기사를 보며 폭격에 희생된 일본의 주민들에게 큰 동정을 느낀다. 7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그들에게 동정과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토쿄 폭격의 증인인 83세의 한 노인이 폭격을 추모하는 기념 사업을 조촐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가까운 미래에, 시대의 목격자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면 남는 것은 기록뿐, 마음으로 아파하고, 미안해 하고 또 사과하고자 하는 사람은 영원히 없어질 것 아닌가? 일본의 압제를 직접 목격한 우리 세대들이 역사의 현장에서 사라질 일이 슬프지 아니한가
  • 이광수2015.03.0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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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사람들이 일치하는 컨센서스가 있다면 자기 생명이 귀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남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늘 마음에 지녀야 한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바탕이라고 여긴다.
    아무리 전쟁이라 하더라도 하루에 십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다면 용서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전쟁으로 이끈 것은 지도자들이다. 그 가운데서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많은 국민들,
    그것이 일본인이던, 또는 한국인이던 우리는 큰 아픔으로 바라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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