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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 Memorial United Methodist Church

[영구 귀국을 바라면서 시민권을 받은 사연]
  • 2015.11.08
  • 조회수 3247
  • 추천 0
오는 11월 19일 나는 미국 시민권을 받는다. 미국 이민법은 영주권을 얻고 5년을 경과한 영주권자에게 미국 국적을 얻는 자격을 주고 있다. 따라서 보통 미국에 이민 와서 5년의 연한이 차면 필요한 절차를 밟아 국적을 취득하고 시민이 되는 것이다. 나는 미국에 온지 15년이 되어가고 영주권을 받은지도 10년에 이르니 시민권을 취득한다고 특별할 게 없다. 그래도 내년에는 영구 귀국을 한다며 이제 와서 시민권을 취득하는가? 그 사연은 이러하다.

사실은 오랜동안 숙고하였다. 받고자 했으면 벌써 받았을 것을 이제까지 장고에 장고를 거듭한 것이다. 거기에는 물론 법적인 고려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내가 태어나고 평생을 보낸 고국 한국에 대한 미련이 컸다. 그렇게 쉽게 벗어 버릴 수 있는 게 한국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가지가 나의 결심을 이끈 요인이다. 하나는 내년으로 예정하고 있는 영구 귀국이다. 그리고 때마침 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복수 국적 허용이다. 귀국을 작정하면서 영주권을 어찌 할 것인지 고민하였다. 영주권을 유지하려면 미국을 6개월 이상 벗어나서는 안된다. 출국해서 6개월이 지나면 영주권을 포기해야만 할지도 모른다. 한국이냐 미국이냐 꼭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영주권을 버렸을 것이다. 그러할 때 한국에서 복수 국적 허용이라는 새 법이 생긴 것이다.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아도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도 좋지 않을 까, 이것이 내가 미국 시민권을 얻는 동기이다.

나는 내년 후반에 영구 귀국을 희망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희망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우리 나이가 벌써 팔십에 이르지 않았는가? 딱 부러지게 나의 계획이 실현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내가 원하더라도 불의의 여건들이 막을지도 모른다.

9년전, 영주권을 신청할 때도 그랬지만 이번 시민권을 받는 과정도 순풍에 돛을 단듯 모든 게 순조로웠다. 전문가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작성하고 수수료를 내고 서류를 우편으로 보낸 게 지난 6월 말이었다. 이민 당국의 정보로는 신청하면 약 9개월이 걸린다고 하였다. 그러나 11월 19일에 모든 절차가 끝나고 증서를 받는데 까지 딱 5개월이 걸렸다. 세상은 때로는 너무 이상하다. 미국에서 살다 보면 영주권이 정말로 절실히 필요하여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지로 본다. 많은 젊은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은 10년을 기다려도 아직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다. 왜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그리 어렵고 꼭 절실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쉽게 나오는 것일까? 미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한 젊은 인력들에게 좀더 개방하고 나는 조금 뒤로 물러가게 해도 좋을 것이건만.

우리 아내는 이번에도 나와 함께 미국 시민이 되는데 동의하지 않았다. 한국에 영구 귀국하면 그만이지 꼭 미국 시민권이 필요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 생각이 더 옳을지도 모른다. 무슨 운명의 장란일까. 내가 태어난 시대는 일제 하였다. 아마도 일본 국민으로 태어났겠지. 해방이 되었다. 한국 국민의 자격을 탈환했었지. 그런데 노래에 미국 국적을 취득하다니. 어떤 때는 나라의 비운에 의해서 또 어떤 때는 글로벌 시대의 여파로 나는 평생에 세번 다른 나라의 시민이 된다.
  • Martin Kim2015.11.0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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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시민권자 입니다.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입니다.
    한국출생 아르헨티나계 미국시민권자라는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투표권을 가지고있는 유권자이기도 했습니다. 유권자일때는 투표권을 행사할 기회가 없었습니다.아르헨티나에서는 투표권이 없어서 행사를 못했습니다.
    다음해에는 미국대통령선거가 있습니다.정치나 경제문제가 한꺼번에 요동치고 세계의 모든 앞날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한국의 미래도 많은 영향을 미칠것 입니다.
    한국의 앞날을 위해서 기도하는 간절한 마음은 같은 민족이면 다 같을 것입니다.
    미약하지만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가격이 된다면 모두 시민권을 받아서 유권자가 되야한다고 생각합니다.어느 지역의 한국인들이 모두 유권자가 된다면 그 지역에 대한 일에 목소리를 낼수있습니다.미국은 유권자의 나라입니다. 영주권은 그냥 미국에서 살수있는 허가증입니다. 그냥 살수있는~~
    그냥 살수 있는 영주권은 아무것도 할수없습니다.
    시민권은 내 고향,내 나라을 파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들이 모두 투표권을 가질수 있다면 ..
    그것이 일본시민권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것을 마치 나라를 배신하는 행위로 인식을 한다면 그것은 ...참...
    야곱의 아들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됩니다.
    요셉은 애굽시민권자가 아닐까요...하지만 그는 자기의 민족을 잊지않았습니다.
    미국에 사는 유대인들은 정치경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진정한 파워가 있는것은 돈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들은 유권자이기 때문이지요 ..즉 시민권자 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국인들이 영주권에 머물러 있는 동안 유대인들은 과감히 시민권자가 됐습니다.
    그 차이는 엄청나지요..

    장로님의 시민권획득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유권자 등록을 하시구요. 영주귀국을 앞두고 계시지만 그동안 기회가 된다면 투표권행사를 하고 귀국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광수2015.11.0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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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원래 이 글은 고교 홈피에 올린 글입니다.
    몇개의 댓글이 있었으나 우리 김 집사님에게서 받는 댓글이
    가장 의미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나도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할 것입니다.

    김 집사님도 한국에 태어나, 아르헨티나로 그리고 미국으로
    아직 젊고 앞날이 창창한데 국적을 세 번이나 바꿨군요.
    미국 시민으로 선하고 당당한 삶을 이어가는 귀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이 충만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이광수2015.11.19 19:38

    신고

    오늘 2015년 11월 19일 (목) 오후에 시민권을 받았습니다.
    선서식은 애너하임 City National Grove of Anaheim에서 열렸습니다.
    옛날에는 엘에에 컨벤션 센터에서 대형 선서식을 거행했다는데 각처로 분산한듯 했습니다.
    시민권을 받는 사람의 숫자가 650명에 이르고 가족과 친지를 합하면 1500명은 될듯한 인원이 참석했습니다.
    식은 조촐했으나 엄숙했습니다.
    아마 제가 선서한 사람 가운데 가장 연로한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이번 결정을 한데는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가 함께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그 하나님의 섭리가 과연 무엇일까, 항상 마음에 새기며 삶을 이어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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