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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 Memorial United Methodist Church

[첨단 기술이 몰아내는 인간의 손, 그리고 삶]
  • 2016.09.27
  • 조회수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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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는 첨단 과학의 시대다. 이 시대를 주도하는 과학 기술 가운데 인공지능을 선발로 꼽는다고 잘못될 것은 없다. 얼마 전 한국에서 개최되고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이벤트에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을 들 수 있다. 이것은 한국만의 이벤트가 아니라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시킨 세기의 싸움이었다. 알파고는 Google이 만든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 (AI)이 천재 기사와의 대결에서 이길 것인가, 질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세돌의 승리를 점쳤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바둑의 천재를 기계가 물리칠 수는 없으리라 여긴 것이다. 그러나 게임은 알파고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이 이벤트는 여러 면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고 이제는 인간이 인공지능에 의해 압도되는 시대,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먼 앞날이 아니라 이미 승패가 바뀌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요즘 자율 자동차가 많은 이의 화두에 오른다. 구글이 개발해서 시험운전을 시작한 건 꽤 오래 되지만 IT 회사도 자동차 회사도 이 분야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근래에 혜성처럼 나타난 Tesla의 자율 운전 장치, Autopilot 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아직 완전한 독립은 아니라도 운전자가 핸들 뒤에서 자율 운전을 할 수 있다. 그뿐인가? 새로운 발상으로 운송 시스템을 바꾼 우버 (Uber)는 순간에 지구의 총애를 받고 이제 무인 택시를 도입하려 한다. 오늘 아침 들은 따끈따끈한 실화를 하나 소개하자. 아마 테슬라일 것이다. 무인 자율 차를 운전하며 어느 젊은이가 장거리 여행에 나섰다. 그런데 도중 연료 (테슬라의 연료는 당연히 전기다) 가 떨어지려 하자, 차가 자동으로 충전소를 향해 가더라는 것이다. 이건 실화다. 정말 대박이 아닌가? 연료가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소를 찾는 자율 자동차의 시대가 바로 다가온 것이다.

어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일요판에 자율 트럭 운전 (Autonomous Trucking) 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그저 뉴스가 아니라 어쩜 날카로운 논설의 수준이라 하겠다. 이제 수년 안에 트럭은 무인화되고 운전사는 사라질 것이라는 기사다. 인공지능으로 가장 무인화하기 쉬운 것이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트럭이라는 것이다. 사람과 차량도 많고 길도 복잡한 도시에서보다 당연히 고속도로를 운전하기 쉽고 주로 원거리를 이런 고속도로에서 운행하는 트럭이 자율, 무인화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모두 170만의 트럭 운전사, 그리고 버스, 택시, 배송 차 등을 운전하는 170만의 운전사가 있다.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꽤 높은 임금을 받는 마지막 업종이 운전 기사이다. 이들의 생업이 크게 위협을 받는다. 어쩜 모두가 생업을 잃고 백수가 될찌도 모르는 고비를 바로 이 자율 무인 운전이 만들고 있다.

기업 편에서 보면 크게 원가와 비용을 줄이는 계기가 된다.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나 같으리라 생각하지만 미국서는 경제 지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고용지표이다. 일자리가 얼마나 늘고 줄었나 에 의해 호황과 불황을 가른다. 미국은 생산업의 공동화가 이미 깊이 진행되고 있다. 인건비가 싼 해외로 기업들의 이전이 활발했고 결과는 국내의 공장들이 문을 닫은 것이다. 그래도 운송업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산업일찌 모른다. 이 운송업의 근간인 운전마져 사람의 손을 떠나 인공지능으로 이전될 시점에 이른 것이다. 마치 꺼져가는 심지와 같은 이들의 미래는 어찌 될 것인가?

얼마 전, 나는 트럭 운전사의 이야기를 글에 쓴 적이 있다. 그것은 파나마 운하의 확장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운하가 확장되고 초대형 컨테이너 선이 더 많이 통과하게 되면 미국의 내륙 운송이 없어질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일감이 줄면 트럭을 자영으로 운전하던 사람들도, 대기업에 고용되어 운전하던 사람들도 생업을 잃게 된다. 위험이 코 앞에 닥쳤건만 아직도 운전사 가운데는 완전 무인 운전을 상상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갑자기 닥치는 지진을 남의 일인듯 바라보는 사람들 처럼. 저소득층 (미국에서는 블루칼라라고 부른다) 의 직업은 시시각각으로 줄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감당하는 미천한 일, 예룰 들어 가사 도우미, 청소부, 정원사등 일감도 아주 빨리 없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첨단 기술의 발달은 인간을 아주 편하게 만든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기본 생활을 점점 위협한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경험과 숙련이 점차 무용한 것으로 밀릴 때 오히려 기술자와 숙련공들이 우대 받던 옛날이 얼마나 더 인간적이었던가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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