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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 Memorial United Methodist Church

[주경이 오다]
주경이 왔다.
26 시간을 비행해서 먼 여행끝에 아들 주경이 왔다.
세월이 화살 같아서 강보에 쌓였던 아기 주경은 벌써 50대 중반의 중년이 되었다. 
그가 부모를 보러 아프리카에서 온 것이다.

주경은 국제통화기금에서 일한다.
한국은행에 근무하던 그가 IMF 로 옮긴지 십여 년, 작년에 말라위 주재 대표를 자원하여 
훌쩍 오지 아프리카로 떠났다.
그의 임지는 말라위의 수도 릴롱웨다. .
부모가 영구 귀국을 결정하자 며느리 묘윤과 다불어 캘리포니아로 찾아 왔던 게 지난 봄이었다.
무려 32 시간의 비행끝이라 했다. 
너무나 먼, 오지에서 근무하는 주경은 나의 자랑이자 기도 제목이기도 하다.

우리는 아프리카 특히 말라위 사람들의 삶을 모른다.
도로도 없고 흙길을 맨발로 다니며 수십리 길에 물동이를 이고 흙탕물을 길러 가는 
어린것들의 모습을 티비에서나 보았을뿐 그들의 삶을 모르지 않는가?
유니세프의 홍보 비디오에서 허겁지겁 배급된 먹이를 입에 집어 넣는 모습을 보았을뿐 
우리는 그들의 삶을 모르지 않는가?
내 사랑하는 아들 주경이 그런 곳을 자원해 거기 사는 것이다.

IMF 는 세계의 경제를 돌보고, 그 가운데서도 파탄 난 나라들을 지원한다. 
우리도 1998년의 "IMF 사태" 를 생생히 기억한다. 
나라가 부도를 내서 거액의 돈을 꾸었을 때, 얼마나 어렵고 부끄러웠는가.
아프리카는 크고 작은 많은 나라가 가난하고 국고는 텅 비어있다.
IMF의 원조, 또는 대부금이 없이는 견디지 못한다.
이런 나라는 어떤 대륙보다 아프리카에 많다. 
그래서 IMF는 채무국의 경제를 자문하고 관리하기 위해 상주 대표부를 두고 대표를 보낸다.
주경은 말라위 주재 대표를 맡고 있다. 
 
그가 도착하던 날, 바로 내가 미국에서 인천에 도착한 같은 날이다.
다만 시간이 세 시간 뒤고 나는 대한항공, 주경은 에티오피아 항국을 각각 탄 게 다를뿐 거의 같은 시간대였으나
너무나 고단해서 나는 공향에서 아들을 기다리지 못했고 초행인 주경이 택시로 도착한 건 11 시가 가까운 밤이었다.
수지에는 헷갈리는 이름들이 많다.
주경은 성복자이아파트로 오지 않고 수지자이아파트로 잘못 갔다.
트렁크를 든채 111동 xx호를 겨우 찾았으나 다른 집이었고
타고 온 택시를 다시 불러 부모의 집에 도착했다. 

어제는 그가 부모를 위해 주방장이 된 날이다.
장에서 싱싱한 민어를 사고 이를 조리하여 매운탕을 끓였다. 
십 여년전, 스위스 바젤에 근무했을 때도 부모의 방문을 맞이해서 매일 저녁 상을 차렸었지.
장바구니를 들고 퇴근하던 그의 모습을 오랜만에 재연한 것이다.
그 때의 기억, 오랜 기억이 다시 살아난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모처럼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로 분당의 백화점을 구경했다.
그의 눈에는 한국의 구석 구석이 화려하게 비취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프리카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저녁에는 형이 그를 위해 저녁을 베풀고 우리는 소박하지만 맛깔스런 중국 식당에서 화기애애했다.
특별한 스케줄을 잡지 않고 부모의 집에서 철부지 소년처럼 어리광도 부리고 그렇게 지낼 것이다.
삐끗했던 허리도 고치고 튼실해진 몸으로 다시 아프리카로 돌아갈 것이다.

산다는 것의 기쁨은 무엇일까?
가족간의 사랑이 아닐까?
광야 같은 거친 여정 가운데서도 가정은 오아시스구나.




  • 이광수2017.08.06 17:34

    지난 3월, 주경의 생일이었다.
    며느리 묘윤은 미국을 방문중이었다.
    따라서 홀로 보내는 생일은 자칫 많이 외로울뻔 했다.
    주경이 섬기는 작은 말라위 한인교회
    목사님과 사모님이 생일 파티를 베풀어 주셨다.
    그 목사님이 몸이 아프시다.
    사모님도 몸이 아파서 한국에 오셨다는데
    목사님도 급거 한국으로 오시는 중이다.
    주경이 서둘러 주선해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하실 것이다.
    그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너무 힘든 아프리카 선교로 건강이 약해 지지 않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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