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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 Memorial United Methodist Church

[고국 단신] 장보기

아침 산책길이 전같지 않았다. 

벌써 성큼 여름이 온 것이다. 

고온다습, 전형적 한국의 여름 날씨다.

내가 살던 남캘리포니아는 기후가 좋다. 

습도가 낮은 건조한 날씨가 피로를 주지 않는다. 

한국은 습한 여름, 그리고 매섭게 추운 겨울 날씨가 특징이다. 


이번 주말에는 수지로 옮길 것이다. 

대형 아파트 단지라서 단지 안에도 산책로가 있고 조금 걸으면 공원도 나오리라. 

이곳 운중동은 전형적 주택가다. 

근처에 작은 놀이터가 있고 산책로도 있지만 자연히 도로를 걷게 된다. 

지나는 길에 초등학교가 있다. 

산운초등학교..어린 아이들의 맑은 소리가 운동장에 퍼진다. 

그게 내게 얼마나 생기를 불어 넣는지. 

오랜만에 어린이들의 크지 않은 함성 소리를 즐겼다.


며느리가 오늘은 쇼핑을 가잔다. 

새로 입주할 집에는 아직도 사 넣을 무건들이 많다. 

이왕이면 첨단 과학의 나라에 왔으니 첨단의 도구들을 쓰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오늘은 전화기를 사련다. 

집 전화를 없애고 핸드폰만 소지하는 게 새로운 트렌드다. 

그러나 아내의 전화를 마련하려다 나는 우선 집전화를 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핸드폰은 싸고 기능이 단순할수록 구형이라 무겁고, 신형은 가볍지만 비싸고 복잡하다. 

복잡한 건 나 혼자로 족하다. 

옛부터 익숙한 집전화를 하나 놓기로 결심한다. 


GPS 덕에 차를 운전하기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 

필요한 위치를 찾으면 된다. 

어제는 광교 이마트를 구경했다. 

거대한 건물 안에 각종 상품을 진열한 이마트는 미국에서 살다 온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쩜, 그리 넓고 그리 정결하고 예쁘게 포장된 상품을 그렇게 많이 진열해 놓았는지. 

너무 크고 너무 많다. 

거기서 장을 보는 게 내게 맞을까. 우선 해 보자. 


신도시에는 먹거리가 많다. 

수지나, 광교 역시 맛집이 많다. 

어제는 "먹고 보리" 라는 보리밥 집에 갔었다. 

주차시설을 갖추지 않은 식당 주변에는 빈틈이 없었다. 

우리가 먼저 내리고 며느리는 차를 세우고 합류하겠다 했다. 

나와 마누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그리고 깨끗한 식탁에 앉았다. 

만시지탄, 뭔지 어색한 분위기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좀 늦었다. 

먹고 보리, 보리밥 집에 들어간다는 게 아탈리아 식당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피렌체 출신의 셰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식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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