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 기다림이었습니다.
그 동안 회복중이던 강정희 권사를 데리고 어제 (7월 29일) 제주에 왔습니다.
장마가 끝장이고 오늘은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산방산도, 형제섬도, 그리고 앞 바다도 한 손에 잡힐듯 합니다.
말끔히 깎인 앞마당의 잔디가 산뜻하고 호랑나비, 흰나비, 그리고 잠지리떼가 한여름을 알립니다.

오는 길도 다만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한국의 삶이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삶이 그런 것일까요?
까딱 비행기 시간에 늦을뻔 했습니다.
바퀴의자에 몸을 싣고 마치 장애자 올림픽을 방불하게 concourse를 달렸습니다.
아슬아슬 기내에 몸을 싣자 안도의 탄식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제주 공항에서는 빈 게이트가 없어서 비행기가 원거리 주기장에 멈추고
우리는 마치 화물을 내리듯, lift에 타고 땅에 내리고 터미널에 도착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새로 마련한 집에 제 아내는 처음입니다.
이제껏 살기는 커녕 와 보지도 못하였습니다.
다행히 작은 문제를 빼고는 우선 몸에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너무나 예민하여 다른 이들이 별로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고 불편해 합니다.
몸이 약해서 그렇겠지요.
집은 완성한지가 벌써 여러 달 지났고 제가 기거한지도 두 달이 넘었건만
아직도 주변에서 시멘트 냄새가 들어온다고 말합니다.
생각해 보면 저도 가끔 가벼운 두통이 나는데 바로 새 집이 원인일지 모릅니다.

우리와 평생 친구인 이동준 목사님이 가족과 함께 오셔서 집들이 예배를 드려 주셨습니다.
마태복음 13장 44절에서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다"라는 말씀으로 설교해 주셨습니다.
세상에서 아름다운 집을 주신 하나님 은혜를 감사하는 가운데
천국의 보화를 위하여 우리 삶을 바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당분간 여기 제주에 머물 것입니다.
가까운 시일에 캘리포니어로 돌아가기를 염원하지만 언제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일정이 상당히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아내와 더불어 저의 건강이 잘 회복되고 긴 여로에 큰 문제가 없어야 하겠습니다.

한인우 장로님 내외가 서울에 도착하셨다고 합니다.
제주에 오시면 우리 집에 들리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다른 교우들께서도 제주에 오시면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곳에서 느끼는 slow life를 함께 하며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광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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