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터

Bell Memorial United Methodist Church

제주에서 인사 드립니다


여기는 제주입니다.
갑자기 업무가 생겨 한국에 왔습니다.
서울서 예정대로 업무를 마치고 지난 주 목요일 오후에 제주로 왔습니다.
마침 모진 바람과 함께 꽃샘 추위가 찾아와서 좋은 날씨라곤 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유채 꽃이 한창이고 벗꽃도 펴서 조금 있으면 백화가 만발한 봄날이 될 것입니다.

19일 한국에 도착했고 4월 1일에는 돌아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사순절 막바지에 교회를 떠나, 잘 지키려한 특새도 흠집을 냈습니다.
몸이 충실하지 못해 일 주에 한 번만 새벽에 출석하는 아내도 못내 이를 아쉬워 했습니다.

언제나 고국 한국에 오면 기쁘고 마음이 들뜨는 것을 경험합니다.
이번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천 공항을 거쳐 새로난 인천대교를 건너며 송도 신도시의 마천루를 보는 느낌은 흐뭇했습니다.
고국의 모습이 가난하고 초라하던 시절을 벗어나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런 모습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무미하고 질서 의식이 부족한 것은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시내로 들어오는 리무진 버스를 기다릴 때도 같았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던 때는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버스가 도착하자 갑자기 섰던 줄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격차가 심하지만 어느 운전기사는 아주 불친절한 모습을 내비추기도 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아직 먹고 사느라 지친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주에 오기 전에는 아들 주흥의 집에 계속 있으려 했으나
하루는 악천후로 길이 막혀 안산, 옛 집에서 묵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을 보고 분당으로 가던 중 소낙눈이 쏟아져 돌연 길이 막히는 바람에
탔던 택시를 돌리고 딸 지현이 지키는 안산 집으로 돌아오니 꼭 세 시간 10분만이었고
택시는 제자리로 돌아왔으나 3시간의 요금이 5만원이나 되었습니다.
덕분에 지현이 안산에서 묵어 가지 않는다고 몹시 섭섭해 하던 것을
같이 저녁도 먹고 잔잔한 얘기도 나누는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군에 있는 손자, 성환이 외박을 얻어서 함께 지낸 일입니다.
군복을 입고 씩씩한 모습으로 외박 나온 손자와 청주에서 하루를 함께 지냈습니다.
성환은 원래 Brown 대학에 다니다가 한국에 와서 군복무를 하고 있습니다.
203 특공여단에 있는데 군대 생활도 많이 좋아져서 우리가 복무하던 때와는 아주 다릅니다.
무엇보다 구타하거나 얼치기 (기합)가 없어진 것입니다.
상관인 참모장이 구두를 스스로 닦는다고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옛날 같으면 어림없는 얘기지요.
지금도 병사에게 구두를 닦이는 장교가 적지 않길래 얘기 거리가 되겠지요.
작년 5월 초에 입대했는데 벌써 10달을 지내고 내년 3월, 제대까지 꼭 1년을 더하면 됩니다.

다른 할아버지도 같겠지만 저는 첫 손자 성환을 넋을 잃고 사랑해서
둘이서만 외국 여행도 가는 등, 추억이 많습니다.
기저귀를 갈던 게 어저께 같은데 벌써 만 22세가 되었습니다.
성환을 보러 가는 통에 기숙사에서 집에 나온 손녀 유민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게 못내 아쉽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백령도 근해에서 군 초계정이 원인 불명의 사고로 침몰해서 젊은 병사들이 많이 희생되었습니다.
북한의 소행일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속단하고 나도 그중 하나였지만 아직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또 그렇게 온 국민의 사랑 받던 연아는 갑자기 왜 추락하는 것일까요.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 일들이 뉴스를 통해 알려집니다.
그런 일이 없었으면..
그러나 아들 주흥의 이메일을 보고 내가 젊은 그보다 생각이 짧았음을 반성했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에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그 책임감이 얼마나 컸겠느냐고 애처로워 했습니다.

오늘은 방주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예배도 좋았지만 제가 무엇이라고 그렇게들 반가워 하는 것일까, 성도들의 사랑에 감격했습니다.
왜 그리 서둘러 떠나느냐고 묻는 성도들에게
부활절은 가족과 함께 '남가주 주님의 교회'에서 지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곧 미국에 가면 며칠 남지 않은 고난절 특새에도 그리고 부활주일 예배에도 참석할 것입니다.
벌써 가슴이 뛰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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