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편 빚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에 좋았더라! >
한글학교 교장 : 이종무 장로님
한국의 전통 명절, 추석 한가위를 맞이하면서 나누는 인사말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보름달처럼 넉넉한, 풍요로운, 행복한
가족 명절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주 한글학교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그리고 손자, 손녀 3대가 함께 모여서, 한가위 명절맞이 송편빚기 수업과 체험행사를 치렀습니다.
사실 외국에서 자란 어린 학생들에게 송편 떡은 무엇으로 만들고, 또 어떻게 만들어 먹는 지를 알려주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족구성원이 아주
단출하여진 요즈음, 한국에서조차도 온 가족이 직접 떡을 빚고, 바로 떡을 쪄 먹어 본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한글학교 학생들은 참 복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학생들은 한가위 명절과 관련 수업을 교실에서 먼저 하였고,
떡을 만들 교회 식당에서는 일찍부터 아빠와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오셔서
떡 빚을 준비를 돕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께 감사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오늘 체험 수업을 모두가 즐기실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곧이어
각반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이 들어와 송편 만들기가 시작되면서, 그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께서는 손주들이 직접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송편 빚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즐거워하시고,
엄마와 아빠는 직접 해 본 적이 없는 송편 빚기가 너무 신기한지, 마치 어릴 적 학교에서 처럼 웃고 떠들면서,
너무 즐겁게 자녀들과 송편을 빚고 그리고, 모두 송편이
쪄지기를 잠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0여 분이 지나고 난 후, 드디어 순서대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각자의 송편을
나눠주자, 식당은 웃음과 탄성이 넘치는 행복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모든 가족과 학생들이
신기해하며 참기름 바른 송편을 포장하고, 사진 찍고, 웃고 떠들고,
그야말로 교회 식당은
추석 한가위 명절의 ‘시장 떡집’ 분위기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날
우리 한글학교 모든 학생들은 각자 포장한 예쁜 남가주 한글학교 송편 세트를 직접 만들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저와 선생님 모두는 뿌듯함과 더불어, 우리 학생들이 우리 교회에 다닐
수 있음이 큰 행복이고 축복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학생들과 엄마 아빠,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가족 모두가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이야말로 보름달처럼
넉넉한, 풍요로운, 행복한 모습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사실
모든 한글학교에서 이러한 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우리
교회에는 구석구석에서 묵묵히 봉사만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그분들이
교회와 한글학교 학생들을 위해 기꺼이 헌신해 주시기에 가능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번 한주간 내내, 수업 시간이 부족하다고 연장 수업을 자청하고,
권사님의 지원으로 모든 준비와 끝마무리까지 훌륭히 해내신 선생님과 봉사해 주신 분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면서,
감히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말씀을 혼자 떠올려 보았습니다.
주님!
우리 자녀들이 명절에 전통 떡을 빚어 볼 수 있었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김경자 권사님, 그리고 모든 선생님, 학생들 덕분에 아주 보기 좋고 감사한 한글학교 추석 수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