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국에 왔습니다. .
아직 12월 초인데도 기온은 섭씨 영하 5, 6도를 가리키고
때이른 대설로 하얗게 뒤덮인 온 누리는 동토의 땅으로 변했습니다.
커피를 한 잔 하며 내려다본 도시의 이면 도로는 아직도 얼어 붙어서
차는 헛바퀴 질을 하고 보행자는 곤두박질 넘어 지는 겨울의 한 복판에 있습니다.
원래는 8월 하순쯤 부부가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두어 달 체류할 계획이었지만
아내가 발병하고 큰 수술에 이어 가료를 받아야하는 사태로 거의 마음에서 지웠던
한국 방문입니다.
하나님 은혜로 배에 연결했던 튜브도 빼어 내고 치료의 대 장정이 거의 마무리되어
저도 미뤘던 한국 방문을 실현하게 된 것입니다.
비행은 순조로웠습니다.
항공기도 신 기종 A380으로 깨끗하고 여유가 있었고
언제나 처럼 기내의 서비스도 험잡을데 없었습니다.
대설이 내린 교통 대란이 염려가 되었으나
항공기의 착륙이 다소 지체되고 짐이 늦게 나온 것을 빼고는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미끄러운 눈길을 염려해서 출퇴근 하는 시민들이 대거 지하철로 몰리는 바람에
도로는 한산하여 공항에서 분당까지 정확히 한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눈으로 덮인 고국의 산야가 형용하기 어렵게 아름다웠으나 벌써 어둠의 장막이 깔린 밖은
김이 잔뜩 서린 버스 창문으로는 잘 볼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 둘을 미국에 다 유학 보낸 아들 주흥의 집은 휑 하게 넓어 보였습니다.
주말까지는 분당에서 벗어나지 않고 휴식할 것입니다.
분당의 유명한 먹거리도 맛보고 친구와 친지들도 만날 것입니다.
카페 거리도 들려서 특별히 솜씨 부린 커피도 마실 것입니다.
그리곤 제주에도 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19일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화두는 모두 선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안철수 전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원한다는데
그 여파가 어떨까
보수가 똘똘 뭉쳐서 이에 대항한다는데 과연 그 여파는 어떨까.
날씨는 어떨까, 날씨가 나쁘면 젊은 사람들의 투표율이 낮고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다는데 하늘의 뜻은 과연 무엇일까.
선관위 결정에 의해 방송에 출연한 진보 계의 여성 후보자가 막말로
민망학게 굴었다는데 과연 이래도 되는 건가?
국민은 모이면 선거 이야기입니다.
저도 그들의 말을 들을 것입니다.
그러고 아직도 정하지 못한 마음을 추스려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겠습니다.
오늘 어느 권사님이 새벽 기도회에 제가 앉았던 방향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 주셨습니다.
비어 있는 자리 만큰 죄송한 마음이, 또 불쑥 그리움이 마음을 요동합니다.
자주 소식 전할 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