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년 부부가 있었다. 불행히도 아내는 눈 수술을 잘못해 실명하고 말았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를 직장까지 출근시켜 주고 일과 후에는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런데 어는 날, 남편이 아내에게 폭탄 선언을 하였다. 서로 직장이 너무 머니 앞으론 혼자
출근하라는 것이었다. 아내는 남편에게 너무나 섭섭했고 배신감까지 느꼈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만 난감할 뿐이었다. 맹인용 지팡이로 길을 두드리며 버스
정거장을 찾았다. 때론 넘어져 무릎이 깨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서러움이 더욱 아파 눈물을
흘려야 했다. 2년 정도 지나자 혼자 다니는 것이 익숙해졌다.
남편이 출장으로 집을 비운 어는 날이었다. 여느 때처럼 매일 타던 버스를 올랐다.
그동안 친해진 버스 운전사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는 아내를 향해 말을 던졌다.
"참, 아주머니는 복을 많이도 받았소이다." 장애인에게 복 받았다는 얘기가 너무 낯설다.
그녀가 의아해하는 것을 눈치 챈 운전사는 말을 계속했다. "그동안 아주머니 남편은 아주머니
뒤에서 걸으며 아주머니를 지켜보고, 아주머니가 버스를 타면 옆자리에 앉아서 지켜보았소.
그리고 아주머니가 직장 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끝까지 지켜본 다음 등뒤에서 손을 흔들어 주고
출근했다오." 이 말을 들은 부인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남편의 눈길은 아내를 항상 감싸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우리들 곁에도 이 눈길이 머물고 있다. 우리를 신부로 비유하시며 애틋한 사랑을 표현하신
하나님의 애절한 눈길이다. 그런데 영적 맹인들인 우리는 그 분을 느끼지 못하고, 그 분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생활의 고단함을 무시로 불평하고 마지못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곁에서 모르게 동행하는 남편을 원망한 그 아내처럼....
그러나 남편 되신 그 분의 눈길과 사랑의 손길은 분명히 우리 곁에 있다. 잠잘 때나 식사할 때나.....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을 때도 곁에 계신다. 그 분은 우리를 눈 속에 두시고, 현실의 장애를 극복하고
영적인 눈을 뜨도록 지키고 계신다. 우리는 눈앞에 닥친 문제만을 바라보고 있으나, 하나님은 그 문제
앞에 서 있는 나를 지키시고 계신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눈길을 걸어가고 있음에 감사하자.
- 퍼온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