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아침, 대한민국 국민의 신성한 권리를 행사했습니다.
투표에 참가한 것이지요.
참 오랜만에 투표장에 나갔습니다.
이번 선거는 공식으로는 제 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라고 합니다.
투표방식이 좀 복잡했습니다.
모두 여섯 개의 투표용지를 두번에 걸쳐 기표하고 투표함에 넣는 것인데
1. 도지사; 2. 도의원; 3. 비례대표 도의원;
4. 시장; 5. 시의회 비례대표; 6. 시의원;
이것이 선거 대상입니다.
투표는 먼저, 시장, 시의회 비례대표. 시의원, 석장을 기표 후 하나의 투표함에 투표하고
다음에, 도지사, 비례대표 도의원, 도의원 등, 석장을 또 하나의 투표함에 투표하는 좀 생소한 절차였습니다.
나이가 드신 촌로(村老)들은 다소 헷갈리는듯 했습니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너무 여러 포스트를 동시에 뽑는 것이 옳은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서울특별시장, 광역시장, 도지사에게는 관심이 집중되고,
도의원, 시의원 등,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투표장에 가서야 정당의 번호, (예: 기호 1은 우리당, 2는 한나라 등)를 보고 대충 기표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도지사 외에는 이름조차 알 수 없고 관심도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벽보를 보아도 자세히 뜯어보고 분석해 보지 않고는 누가 어느 당에서 어떤 자리에 입후보한 것인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오후 여섯시에 각 방송과 신문이 출구조사를 통해 얻은 예상 당락을 발표할 것입니다.
지금은 모두가 침묵한 상태입니다. 선거법이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밤까지 모든 후보자들이 길거리에서 한 표를 호소하는 모습이 가련해 보이기조차 했습니다.
후보자는 많지만 당선자는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선거의 결과를 예상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예상이 빗나가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세는 짐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여러가지 실정(失政)에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테러사건으로 대세를 돌리기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여당은 고작 야당의 싹쓸이를 막아달라고 애원할 정도인 건 여러분도 잘 아시지요?
오직 제주도와 대전만이 접전과 혼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흥미의 핵으로 등장한 두곳의 결과가 궁금합니다.
오늘 이발소에 갔었습니다.
오랜 단골인 이발사는 서민 중에 서민이고 또 호남 출신입니다.
당연히 민주당, 그리고 열린우리당으로 이어지는 흐름에 동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는 진대제 후보를 지사로 찍었다고 합니다.
정당보다 인물본위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진 후보는 정통부 장관 출신의 여당 후보입니다.)
그러나 현 정부에 대하여는 꽤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많은 실정(失政) 가운데 무리한 "행정수도이전"을 가장 큰 실정으로 들었습니다.
당장 경기도에 근거를 두고 사는 그가 수도권의 경기가 냉각되는 것을 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어제까지는 거리가 너무 소란했습니다.
지금은 마치 태풍이 지나간듯 고요합니다.
결과가 어찌 될까요?
우선 저녁 여섯시에 각 방송국의 예칙을 기대하고,
그리고는 밤 12시쯤에 대부분의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합니다.
두어가지는 분명합니다.
하나는, 표를 던지는 국민은 항상 지혜롭다는 것이고,
둘째는, 정치란 어렵고도 어렵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