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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잠 못이루고 딸아이 방문앞에서 서성거리기..
2010 -10-15 13:24:450조회수 3310
요즘
깊은 밤
딸 아이의 방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일이 부쩍 늘었읍니다.
그렇잖아도 새벽 두세시면 일어나 아이들 이부자리 고쳐주러
이방 저방 가보는데 이제는 말(馬)만 해진 딸 아이의 방을 드려다보며
자꾸만 서성거리고있읍니다.
4남매중 둘째.
자기의 생애 첫 란제리를 아빠가 사 줬노라고
친구들한테 철없이 자랑하던 그 철부지...
몇년전,
대만에서 글동무 누이가 오셨을 때 저녁상 함께 차리던 그 아이,
그 사이 다 자라서 나이 22...
내일 모레 아침이면 집을 떠나 군대에 갑니다.
대학 2년차부터 ROTC 훈련을 받았었는데 지난 6월 학교를 졸업하면서
공군 장교 임관을 했고 이번주 토요일 TEXAS 에 가서 13주 병과교육,
이어서 DELAWARE주에 있는 DOVER 공군 기지로 가게됩니다.
처음 시작할땐 SAN DIEGO AREA 에서 84명이 시작을 했다던데
3년동안 대부분 이런 저런 이유로 떠나고 13 명이 임관을 하더군요.
사내아이 11 명,
여자아이 2 명.
5년전 지 에미 따라서 서울갔을때
올백 머리 뒤로 묶어 넘기고 다니더라던 그 아이,
아직도 그 스타일 그대로입니다.
언젠가,
싫으면 그만 두라고했더니 자기 체질에 맞답니다.
하기야,
비록 낙선을 하긴했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때
회장단 선거에도 나갔던 성격이고,
자진해서 자칭,
학교 농구팀 매니저라며 물통 들고 다니는 물당번도 하던 아이였으니
체질에 맞긴 할겁니다.
25년 만기제대해도 자기 나이 47살일뿐이라고,
군대에서 공부 원없이 해 보겠답니다.
그러고나서 제대하면 어느 분야에서라도 다 잘 할 수 있는것 아니냐고합니다.
지 에미 닮아서 잘 할겁니다.
그래도
아예 멀리 떠나게 되는데
긴 긴 기다림,
어찌 감당할 수 있을지.
부모 잘 만났었으면 평탄한 삶을 가질 수 있었을텐데...
4년전 대학 입학때 기숙사 생활 시작을 위해
네사람이서 함께 쓰는 기숙사 방에 가 보니 먼저 온 두 아이들이 뜯어 낸 새 포장지가 방 이곳 저곳에 뒹굴고있었고
제 딸아이는 자신이 며칠전부터 세탁 해 놓은것만 싸 들고 갔었지요.
솔직히 그 때,
다른 아이들의 그 새 포장지들을 봤을땐 얼굴이 화끈거렸읍니다.
아차 싶었고.
아픈 애비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평소 집에서쓰던 이부자리
그대로 가지고 와서 침대위에 당당히 펼치던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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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속에 응어리 하나 더 쓸어 담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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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글쓰는 모임에 올렸던 글인데 요즘 다시 들춰본다.
위의 글을 쓰던 밤에 그 딸아이가 내미는 석장의 전투복에 소위 계급장과 YU 라는 명찰을 내 손으로 달아 주었는데
그 사이 이름은 VAN SCIVER 로 바뀌어 달리게되었고
떡두꺼비같은 아들이 생겼고
계급장이 두번 바뀌어 엊그제 대위로 진급했다는 Text 가 왔다.
지휘관앞에서 선서하는 사진과 함께.
Appah~,
I got promoted to Captain today.
미 전국에서 같이 임관했던 동기들중에서 선두 그룹으로 가장 빨리 대위Captain)진급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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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해 나가고
발전해 나가고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쌓아 나가는 자녀들앞에서의 아비는 어떤 존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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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을 위해 더 많은 기도를 드리지 못했음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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