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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 Memorial United Methodist Church

[환난의 첫날]
  • 2014.09.30
  • 조회수 2393
  • 추천 0
[오늘 아침]

우선 기상하자 한의사를 모셔 한방 치료를 하고 항공사에 전화해서 예약을 미루었다.
예악을 미루어야 하나, 그냥 떠나야 할까 하는 건 짧은 시간에 정하여야할 절박한 고민이었다.
용기를 내어 전화하고 예악을 한 주 미루었지만 거듭 생각 끝에 15일로 다시 정하였다.

나는 그것을 순리라 부르기로 했다.
나이 많은 사람들의 덕목이 무엇일까?
참고 기다리는 것이리라.
나의 길을 막는 큰 힘이 있다면 이에 순종할 수 밖에.
출발 날자를 어기면 항공사의 벌금이 붙는다.
순식간에 250 달러를 날렸으나 나는 내가 한 결정이 현명한 것이라 여긴다.

연기하는 바람에 강화석 가정의 경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떠나면서도 마음에 걸렸던 짐인데 이제 그 짐을 벗어놓게 되었구나.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차질을 빚었어요 율동모임에 참석해서 조남홍, 조치형, 김윤배, 그밖에 다른 친구들과도 좋은 시간 갖도록.
내가 한국에 가면 강신표를 만나련다.
내가 부산으로 가도 좋고 그가 서울에 와도 좋다.
혹 내가 제주에 가면 신표가 오면 될 것이다.

갑자기 아내와 제주에서 보낸 시간들이 떠오른다.
근처에 아름다운 건축으로 유명한 방주교회가 있다.
그런데 지상에 본당이 있고 친교 공간이 지하에 있어서 깊은 층계를 내려가야 한다.
층계를 내려가지 못해 친교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교회는 600만원이나 들여 리프트를 마련해 주었다.
나는 교회를 위해 기여한 바가 없었지만 그들은 나를 위해 거금을 투척했던 것이다.
그때도 아내는 자유롭게 계단은 오르내리지 못했다.
그때 그런 방주교회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우리를 위해 마련한 리프트는 그 후, 가동율이 낮다.
모두 건강하여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큰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오기 때문이리라.

나는 카톡 프로필에 "날아 가나이다"라는 시편의 한 귀절을 적었다.
우리의 시간이 날아가듯 빨리 간다는 뜻인데,
어느 친구가 한국에 가는 우리를 보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시네요"리고 해서 웃은 일이 있다.
인생은 날아가는데, 우리는 늙고 병들어 점점 기어 다니는구나.

(고교 홈피에 올린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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