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어려운 것일지라도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게 순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매일 아내의 손을 잡고 동네를 돌곤 했다.
동네 사람들을 만나면 크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곤 했다.
이제 당분간 동네 산책은 어렵다.
나는 실내에서라도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넓지 않지만 오늘 아침에는 실내를 두 바퀴 돌았다.
그리고 문득 재활치료를 생각했다.
내가 테라피스트는 아니지만 아내를 위한 재활치료라 생각하는 것이다.
바퀴의자를 주문했다.
그건 받아들이기 싫은 현실이다.
그러나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리라 생각했다.
아침도 내가 준비한다.
계란을 적당히 삶고 과일을 깎고..그것은 언제나 아내의 몫이었다.
그녀가 회복할 때까지 내가 해 가리라.
오늘은 좀 너무 삶아져서 맛이 덜 했지만, 그래도 껍질은 잘 벗겨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 마음을 정리하고 진정하는 것이리라.
실망과 짜증은 얼굴빛 가운데 감추자. 아니 마음에서 떨어 버리자.
그건 어렵다.
그러나 나는 당분간 마치 도를 닦는 도인처럼, 감정을 가라 앉히고 담담한 삷을 살아가리라.